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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란다스의 개, 봉준호 감독 데뷔작.

최근 우리는, 봉준호 감독에게 놀랐다.

처음으로, 칸에서 수상한 감독, 봉준호. 그의 첫 작품을 보게 되었다.

봉준호 감독은 친숙한 소재와 그 소재 간의 연결성으로 높게 작품을 늘 평가받았었다.

첫 작품 또한 그렇다. 강아지 연쇄 살인이라는 비유적인 현상에

그 안에서 일어나는, 그리고 어쩌면 관계성이 사실적인 경비 아저씨와 그 동에 사는 이웃주민

그 연계성이 주는 사회 부조리에 대한 인식과 비판을 담고 있다.


 

*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석보다는 영화를 진지하게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부터 시작된다. 고윤주는 가장 겸 현재는 놀고 있는 백수에 불과하다. 처음 인트로에 산이 눈 앞에 펼쳐지지만 점점 앵글이 넓어지며, 고윤주가 그 앵글 안으로 들어온다. 그때 고윤주는 자신의 교수 친구와 통화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때 갑자기 어디선가 날카롭게 들려오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 그 때 주인공 윤주는 그 소리에 엄청 날카롭게 반응한다. 그런 후, 몇일이 지나, 어딘가에 다녀오던 윤주는 복도에서 강아지 한마리를 보게 된다. 그는 직감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던 그 강아지가 바로 그 강아지 라고 알고, 그 강아지를 죽이기 위해 옥상으로 데려가지만, 뒤돌아서게 되고, 그는 그 강아지를 어떻게 해칠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아파트의 지하로 향하게 된다. 그는 그 아파트 지하에 있는 한 옷장에 강아지를 유기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돌아와 한 술자리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자리에서 그는 제안을 받게 된다. "자신의 동기가 하고 있었던 교수직이 비었고, 1500정도만 준비해라!",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라고 친구는 이야기 한다. "알고보니 그 교수직을 하고 있던 친구가 술을 잘 하지 못함에도 학장과 술을 먹고, 집에 귀가하다가, 사고로 숨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민을 한다. 그 돈을 어떻게 구하지? 라는 고민, 그리고 집에 들어가,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아내의 배를 붙잡고 주정을 하는데, 그 때 어디선가 다시 짖는 강아지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분명히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곧 그 강아지가 아닌 밑에 집에 할머니의 강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기가 죽이려 했던 그 강아지는 성대 수술로 인해 짖지 못하는 강아지였다. 그는 그 사실을 인지하고, 바로 지하로 내려간다. 그리고 옷장을 열었으나, 그곳엔 강아지가 없었다! 그리고 곧바로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와 그 옷장에 윤주는 숨는다. 즉, 윤주는 자신이 개를 숨겨뒀었던 버려진 옷장에 숨어서 경비원 변 씨가 보신탕을 끓이는 걸 관찰하지만 잠에서 깬 아내가 "10분 안에 튀어오지 않으면 죽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바람에 가지고 있는 삐삐가 소리를 내어 경비원에게 들킨다. 경비원이 식칼을 들고 소리가 난 옷장으로 접근하는 그 순간 아파트 관리소 주임이 나타나면서 경비원은 허겁지겁 개고기를 숨기느라 윤주에게서 멀어진다. 갑자기 나타나 "혼자서 맛있는 거 먹냐"라고 물어보는 주임에게 경비원은 갑자기 목포 출신 보일러 장인 보일러 김 씨라는 인물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으면서 11년 전인 1988년에 아파트를 날림으로 지은 것을 간파한 보일러 김 씨를 아파트 시공업자들이 죽여서 콘크리트를 쳐버렸다는 이야기로 대충 상황을 무마한다. 경비원과 주임이 찌개를 들고 떠나자 윤주는 슬금슬금 기어 나오다가 지하실에 숨어있던 누군가를 보고 기겁해서 달아나다가 파이프에 머리를 박고 기절한다. 아침이 되어 거지꼴이 되어 나타난 윤주에게 아내는 반창고를 붙여주고 한방 팬 다음에 출근한다. 전날 받은 빨간 티셔츠를 입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윤주는 할머니와 치와와를 목격하고 뒤를 밟다가, 배를 사서 할머니 앞에서 몇 개 굴린 다음에 할머니가 배를 줍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 치와와를 납치한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이번에는 옥상에서 치와와를 던져 죽이는 데 성공한다. 한편 "여기는 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으로 가수 스티브 유의 첫사랑으로 밝혀졌으니 당장 KBS 별관 앞으로 와달라"는 장난전화에 잠을 깬 현남은 출근 후 인근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와 함께 아파트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며 망원경으로 주변을 보다가 윤주가 치와와를 죽이는 것을 목격한다. 현남은 경악해서 망원경을 떨어뜨리고 허겁지겁 윤주를 추격하지만 아파트 복도를 달리다 윤주를 잡기 직전 누군가 갑자기 연 현관문에 부딪쳐서 자빠지는 바람에 잡는 데에 실패한다. 코피를 질질 흘리면서 관리 사무소로 돌아온 현남은 어디 갔었냐는 구박과 함께 엄청난 양의 장부 계산을 지시받는데 그때 할머니가 나타나 개를 찾는 전단지에 도장을 찍어달라고 하고, 치와와를 알아본 현남은 치와와에게 주기 위해 카스텔라를 준비한 할머니를 데리고 떨어져 죽은 치와와의 시체를 보여주지만 할머니는 치와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얘가 왜 이런 데서 자고 있냐고 하다가 나무 위로 떨어져 몸에 박힌 가지를 보고서야 자신의 치와와가 죽은 것을 알고 그대로 기절해서 병원에 실려간다. 현남은 변 경비를 불러 치와와를 묻어달라고 부탁하는데 변 씨는 자신에게 맡기라며 현남을 안심시켜놓고는 남몰래 반색하면서 치와와도 보신탕으로 만든다. 한편 교수 임용에 필요한 뇌물 1500만 원이 필요한 윤주는 돈을 빌리기 위해 여기저기에 전화를 하다가 "아이가 배터리를 삼켜서 병원에 입원했고 보험처리가 안되어 돈 빌려줄 형편이 안된다"는 말 같지도 않은 친구의 변명을 듣다 아내가 푸들 강아지를 사 온 것을 보고 기겁한다. 윤주는 "아파트에서 개를 못 키우지 않느냐"라고 한마디 하지만 아내는 "어차피 다들 키운다고 말해놓고 뭔 상관이냐"라고 반문하면서 또 한 무더기의 호두를 던져주면서 까라고 지시하고, 다음날 아내의 잔소리에 건성으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다가 도중에 강아지를 잃어버린다. 한참을 헤매다 집으로 돌아온 윤주는 강아지를 일부러 버린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아내와 대판 싸우게 되고, 아내가 던진 망치에 다리를 맞아 아픔과 분노가 치밀어올라 망치를 집어던져 유리창을 깨부수며 화를 내지만 아내가 윤주의 교수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회사를 퇴직해서 돈을 마련하고 남는 돈으로 강아지를 산 것이란 사정을 알게 되자 동네에 전단지를 붙이며 강아지를 찾아다니게 된다. 그러던 도중 현남을 만나게 되고 그녀도 같이 거들게 된다. 한편 치와와를 길렀던 할머니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병원에서 세상을 떠나고 현남에게 옥상에 있는 무말랭이를 가져가라는 편지를 보냈다. 옥상에 간 현남은 거기서 윤주의 강아지를 잡아먹으려는 부랑자를 보게 되고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도와주러 온 친구가 부랑자를 박살 내면서 강아지를 구출해서 돌려주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TV에 자기가 나온다고 좋아라 했지만 정작 방송 포커스는 현남보다 부랑자 최 씨에게 집중해있어 기가 죽는다. 그 사건을 계기로 현남은 직장에서 잘린 뒤 분풀이로 술을 마신 다음 귀가하던 도중 뇌물을 전하고 한바탕 마신 윤주와 다시 만나 서로 세상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윤주는 현남에게 자신이 개를 던진 범인이라고 실토하지만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그 후, 윤주는 그렇게 원하던 교수직을 얻었지만 어딘가 우울한 표정으로 강의를 시작하고 현남은 친구와 약속한 대로 같이 산을 오르는 모습을 활기차게 보여주며 엔딩을 맞는다.

 

도대체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먼저, 색채의 대비와 강아지 그리고 고윤주의 라는 인물의 상황 등이었다.

 

#1. 고윤주의 부조리와 강아지의 짖음의 의미

개가 짖는 시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옮지 못한 것들에 고윤주의 행동이 게시되었을 때이다. 이것으로 볼 때, 강아지의 짖음은 올곧음, 즉 정의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처음 강아지가 짖은 인트로 장면에서도 고윤주는 동료 교수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동료교수와 교수가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 그것은 부조리였다. 그리고, 그가 술 먹고 돌아온 날에도 그는 그 부조리한 돈을 어찌 구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렸던 것. 이로 볼 때 강아지 짖는 소리는 분명히...

 

" 나쁜 생각을 하는 윤주를 향한 정신을 차리라는 뜻의 짖음 "

그리고 올곧음을 상징하는 그 짖음은, 부조리를 따라가던 윤주에겐 너무 듣기 싦은 소리

 

그리고 윤주는 소리의 정체를 찾고 살해하려고 했던 시도들과 결국 살해한 것은 그가 결국은 그 부조리를 택했음을 암시한다. 그가 엔딩에서 쓸쓸했던 그 이유 또한 그 강아지들의 수많은 죽음 끝에 내가 선택한 것은 결국 돈과 명예 그것 또한 돈으로 만들어낸 자신의 삶이라는 사실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마지막 윤주의 집으로 들어온 순 자라는 강아지

그리고 아내의 한마디는 유독 나에게 깊이 다가왔다.

"어차피 다들 키운다. 그게 무슨 상관이냐"라는 말

 

마치 이렇게 느껴졌다.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그 부조리한 일들. 그것도 어차피 안되는 거 아니야! 왜 부조리에는 원리 원칙을 따지지 않는 니가 정의에서는 원리 원칙을 따지냐! 정의를 외치는 것에만 적용되는 그 원리 원칙! 그것이든 이것이든! 어찌 되었던 부조리를 저지르고 있는 네가 원리 원칙을 따지냐! 는 것처럼 들렸다.

 

#2. 색채 대비를 통해 보이는 구조

노란색은 정의를 상징한다. 이는 배두나 극 중 현남은 강아지를 옥상에서 떨어뜨리는 것을 목격하고 달려간다. 그때 현남의 옷색은 노란색 그리고, 강아지를 찾고, 전단지에 도장을 받으러 온 강아지의 주인도 노란색 우비를 입고 있다. 그리고, 윤주 또한 자신이 순자라는 강아지를 찾을 때 입은 노란 우비라는 점을 감안할 때,


" 노란색은 이 영화 안에서 정의를 상징하는 것 "

 

또한 윤주에게 노란 우비를 입히고, 순자를 찾아 나서는 그 발걸음은 어쩌면, 기회주의 인간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똑같이 그는 순자의 전단지에 도장을 받기 위해 현남을 찾았고, 둘은 공존을 하게 된다. 어쩌면, 기회주의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정의를 외치는 자와 정의를 무시하는 자는 현시대에 공존하고 있으며, 그들은 얽히고설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 모습은 더욱더 적나라에게 드러난다. 현남은 결국 강아지 순자를 잡아먹으려던 부랑자를 잡게 되고, TV에 나가게 되지만, 또다시 그는 자신이 아닌, 부랑자 최 씨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기가 죽는다. 이는 언론에 대한 풍자인 것이다. 이 당시에도 자극적인 방송과 보도, 진실은 묻혀 있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그 수준은 심각했을 것이다. 언론은 바른 보도보다 MSG를 쳐 넣은 보도를 하기 바빴을 것이다. 포장과 조작에 능한 그 시대의 언론들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3. 엔딩 장면

그 엔딩 장면 바뀐 것은 없었다. 그 어느 하나도. 그저 그리고 현남은 직장을 나오게 된다. 결국은 정의를 실현하려던 자들은 회사에서 잘리거나, 승진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부조리.

그리고 한편으로 가슴이 저려왔다. 이 시대의 윤주와 같은 선택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양심이냐? 출세냐? 혹은 양심이냐? 명예나? 등의 문제. 결국, 수많은 사람이 순간 그 사건에 집중하고 응원하는 모습, 결국은 또다시 흩어지는 사람들,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누군가에 선동을 받고, 다시 그 선동이 맞지 않으면, 다른 선동에 힘을 보태고 나아가는, 아마 이 단적인 예의 모습이 아닐까. 정의가 아닌, 목소리 큰 자에 반응하고, 그 팩트와 진실은 멀리 하거나, 알려고도 하지 않는 우리. 우리는 이제 아마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 영화를 본 후,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그저 팩트와 진실에 대한 외침 혹은 그저, 알려주는 대로 알고 살아갈 것인지. 우리 국민들은 사실 왕정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민주주의라고 하지만, 결국, 대통령이라는 왕이 결정하는 대로 받아들여지는 현실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수많은 윤주들에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수 많은 부조리에도 맞서 일어설 수 있는 우리가 되길. 우리 나라가 되어지길 바라보며..